미국 백악관 경호원들에게 대통령의 비행을 증언토록 한 미 법원의 판결이 요인 경호에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반발을 사고 있는 가운데 외교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6월1일자 최근호에서 판결이후 캐나다의 장 크레티앵 총리가 백악관 경호를 거절하겠다는 뜻을 통보하는 등 외국 국가원수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크레티앵총리는 만약 백악관 경호원들이 법정에서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해 증언할 가능성이 있다면 사생활침해를 막기 위해 경호를 거절하겠다고 밝혔다는 것.
문제의 발단은 미 연방법원의 노마 할러웨이 존슨 판사가 21일 내린 판결. 존슨판사는 빌 클린턴 대통령의 전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섹스스캔들을 수사하기 위해 백악관 경호원들의 법정증언이 필요하다는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백악관은 “대통령이 경호원을 통해 자신의 행동이 공개되는 것을 꺼려 경호를 기피하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맞섰으나 존슨판사는 “법에 따라 행동한다면 경호원이 무슨 증언을 한들 대통령이 경호원을 멀리할 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경호원들도 경호 외에 대통령의 사생활을 감시하는 역할까지 맡게 된 격이라면서 반발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1천4백81명의 외국 정상급 인사들에게 백악관 경호를 제공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