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30일 합동유세때는 수화통역원을 쓸 수 없습니다.”
대구의 모구청장선거에 출마한 A후보의 박모사무장은 25일 오전 구선관위로부터 이같은 통보를 받았다.
A후보는 24일 후보자 합동유세 당시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수화통역원 자원봉사자를 통해 수화유세를 했다.
A후보에 따르면 장애인단체에서 먼저 자원봉사 형식으로 수화통역을 의뢰해왔다. 박사무장은 “선관위에서 하지 말라면 하지 말아야 하지만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킨다는 입장에서 보면 선관위의 결정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구 선관위는 한 후보만 수화통역을 하게 되면 형평성을 잃어버린다는 입장.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수화통역은 장려해야 하는 일이긴 하지만 모든 후보자들이 공평한 입장에서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점에서 보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후보가 수화통역을 하겠다면 모르겠지만 한 후보만 하면 정치적 제스처에 불과하다는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는 선관위가 너무 지나치게 형식적인 면에만 매달렸다는 지적이다.
다른 지역 구청장후보 B씨도 23일 선거유세를 수화통역하는 등 지난해말 대선이후 확산되고 있는 수화통역을 선관위가 장애인 배려 차원에서 장려하지는 못할 망정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것.
대구 전석복지재단 여운재(呂運載)이사장은 “선관위가 너무 정치 논리에 빠져 본질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국가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통역을 적극 장려해도 시원찮은 판에 금지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6·4선거특별취재반〓서정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