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출마자들에겐 엘니뇨현상이 밉다. 무더위와 잦은 비로 후보들이 거리유세에서 하나같이 청중동원에 실패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에 따른 경제불황으로 초반부터 선거열기가 냉랭한 가운데 발생한 엘니뇨현상은 출마자들에게는 한마디로 ‘엎친데 덮친 격’.
후보들은 대안으로 저녁 바닷가, 야간경기가 열리는 야구장, 아침 등산길 등지로 나서고 있다.
모 부산시장후보는 25일 오후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바닷바람을 쐬러온 시민을 대상으로 유세를 벌였다.
그래도 도시는나은편.농촌지역이 밀집된 충남지역에서는 엘니뇨현상이 선거운동의 가장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상고온현상 등 기상이변으로 병충해가 극성을 부리고 농작물의 성장이 부진해 이 지역 유권자들의 관심은 온통 날씨에만 쏠리고 있다.
충남 서산군의 경우 특산물인 6쪽마늘이 이상고온현상으로 잎마름병을 심하고 앓고 있으며 전국 생산량의 37%를 차지하는 생강 또한 잦은 비로 파종이 지연되고 있다.
서산군수에 출마한 한 후보는 “최근 논밭에서 일하고 있는 유권자들을 직접 만나도 이렇게 농작물 피해를 보았는데 선거는 무슨 선거냐며 말도 못붙이게 한다”고 말했다.
〈6·4선거특별취재반〓전승훈·이호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