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가 남미경씨(38)의 전시작 ‘나무 Ⅱ’다. 높이는 80㎝. 마치 조각 작품같다. 작가도 “풍파를 견딘 연륜속에 희망의 싹을 틔우는 고목을 표현했다”고 말한다. 빨간 색 부위는 세월의 상흔이고 군데군데 삐죽 나온 연두색 모양은 희망의 새싹.
도예전이라고 해서 도자기 그릇 꽃병만 떠올리면 오산이다. 전시장에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모티브를 따온 상징적인 작품도 상당수에 달한다.
남씨는 도예도 작가의 의식을 담는 매체이며 조각과 다른 점은 불을 사용하는 과정에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옛날 인디언도 표현하고 싶은 형상을 흙으로 빚어 연기로 구워냈다고 한다.
제작 공정은 복잡하다. ‘나무 Ⅱ’의 경우 흙반죽으로 얇은 판을 만든 다음 말아서 형태를 만든다. 굽는 온도는 1천도를 넘는다. 색도 온도를 잘 맞춰야 살아난다.
남씨는 한양대 응용미술과와 홍익대 대학원 도예과를 거쳐 조지 워싱턴대 대학원에서 세라믹 조각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전시는 31일까지 현대아트갤러리. 02―3467―6689
〈허 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