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 채권은행단과 인천시 등이 추진하고 있는 동아 김포매립지 용도변경은 식량안보 인구집중 도시문제 환경문제 등을 간과하고 있을 뿐 아니라 서산간척지 및 여타 토지이용 규제지역과의 형평성에 역행한다.
이들은 IMF체제 하에 국가이익을 위해서는 외자를 유치해 김포매립지를 적극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IMF사태를 불러온 가장 큰 원인은 기업이 경영합리화와 생산성 향상을 통해 이윤을 내기보다 부동산 투기를 통해 손쉽게 돈을 벌려고 했던 데 있다. 그런 점에서 용도변경을 통한 개발이익은 국익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기업과 은행의 전근대적 관행을 고착시켜 사회경제체제의 합리적 구조조정에 걸림돌이 될 것이다.
또한 인천국제공항이 건설되면 김포매립지가 인천시의 중심부가 되기 때문에 관광단지나 첨단산업단지로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환경은 수용한계가 있다. 인천은 급속한 도시화 산업화로 인해 더이상 개발이 불가능한 지역이다. 인천 앞바다의 경우 이미 심각한 오염으로 생태계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금이라도 김포매립지를 녹지공간으로 살리는 것이 인천시민과 지역환경을 위하는 길이다.
국가가 김포매립지를 공시지가인 9천4백억원 수준으로 매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잘못이다. 동아건설의 김포매립지 투자비는 약 8백27억원이다. 이것을 현시점에서 복리로 계산해도 2천3백억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채권은행단은 동아건설에 약 2조원의 특혜융자를 했다. 이것은 채권은행단 스스로가 부실화를 자초한 것이기 때문에 그들의 책임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국가가 부실을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은 자가당착이며 특정인에게 막대한 개발이익을 달라는 요구에 지나지 않는다. 만약 국가가 매입할 경우 2천3백억원 선에 매입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제 법과 제도를 거스른 것이 결과적으로 막대한 부를 가져다주는 사례를 더이상 남겨서는 안된다. 정부는 김포매립지의 용도변경 불가라는 기존입장을 재삼 확인해 행정행위가 공정함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오성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