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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아내에게 밝힌「예술가 고뇌」…故 김환기화백展

입력 | 1998-05-27 20:14:00


“향안에게, 오늘은 해가 나고 바람이 자서 따뜻해요. …동양 사람의 체질은 역시 모필이 맞고 미묘감이 오는 것 같애….” “우스운 얘기지만 나도 미술사에 남을 화가인 것 같애. …내 지금의 일(제작)은 진정 이(창조)인 것같애. 내 파리에 나가서 한번 해볼테야.” “향안 걱정말아요. 나 아주 명랑해요. 나 갈수록 좋은 그림 그릴 자신있어요….”

환기미술관의 ‘김환기의 편지 그림’전. 한국 모더니즘의 개척자 고 김환기 화백이 아내 김향안여사에게 보낸 편지 중 일부를 선보인다.

김환기는 예술가의 고뇌와 외로움을 부인에게 털어놓을 때마다 그림도 함께 보냈다. 세상에서 오직 아내 한 사람만이 자기의 속내를 알기에.

편지에는 특히 김환기가 63, 64년 뉴욕에서 예술혼과 실험정신을 불태울 때의 고뇌가 짙게 담겨 있다. 아내와 집에 대한 그리움도 편지지를 흠뻑 적신다.

환기미술관은 도심 속 전원. 편지그림전은 부부가 손잡고 한자도 빠짐없이 읽고 감상할 만하다. 6월21일까지. 02―391―7702

〈허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