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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秘話 문민정부55]핵심비켜간 93년 「율곡특감」

입력 | 1998-05-27 20:14:00


권영해(權寧海)전안기부장은 문민정부 출범 4개월만인 93년 6월 감사원 율곡감사의 태풍에 휘말렸다.

권씨는 국방부차관 시절 군전력증강위원장으로 프랑스제 지대공(地對空)미사일 미스트랄 도입과 K1전차 포수조준경사업 등 주요 율곡사업을 추진했다. 모두 감사원 감사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논란이 됐던 사업들이다.

당시 이회창(李會昌)감사원장은 권장관 조사에 강한 의욕을 보였지만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현직 국방장관을 조사해서 되겠느냐”며 반대했다.

결국 감사원은 “권장관에 대해 가혹할 정도로 철저히 조사했으나 비리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율곡비리사건으로 이종구(李鍾九) 이상훈(李相薰)전장관이 구속되고 박웅(朴熊)2차관보가 해임됐으며 최경근(崔景根) 김성섭(金成燮)국방부획득개발국장이 징계를 받았다.

권씨는 율곡사업 결재선상에 있던 사람들 중 유일하게 면죄부를 받았다.

권씨가 북풍공작사건으로 구속된 뒤 군부에서는 “율곡비리 관련 파일을 현정부가 입수했다는 말이 있는 만큼 권씨의 율곡비리관련여부를 수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다.

육군 헌병병과 출신 C예비역장군은 “장관들은 실세여서 뇌물을 받았지만 자신은 허세 차관이어서 돈을 받지 않았다는 권씨의 주장은 수사 상식으로 이해가 안된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국방부 간부는 “권씨는 안기부장 재직시에도 늘 ‘율곡’에서 자유롭지 못했다”고 말했다. 권씨는 국방부와 합참의 전력증강부서 관계자들을 안기부로 불러 당시 사정을 설명했지만 그러면서도 율곡사업에 대한 그의 관심은 끝이 없었다는 것.

권씨가 받은 율곡비리 면죄부는 언제까지 유효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