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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지방선거]TV토론회 『잡음』

입력 | 1998-05-27 20:24:00


6·4지방선거의 주요 선거운동방법으로 자리잡은 TV토론회가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당초 TV토론회는 ‘저비용 고효율’의 선거운동과 건전한 정책대결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러나 선거전이 과열되면서 각 후보진영이 토론회의 진행방법 등을 놓고 치고받는가 하면 토론회에서도 상대방에 대한 비방에 치중하는 등 본래의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서울시장후보의 이의제기로 비정상 진행된 26일의 KBS토론회가 이같은 양상을 더욱 악화시켰다.

국민회의는 27일 선대위 집행위회의에서 최후보의 ‘규칙위반’을 강력히 규탄하고 이를 제지하지 않은 KBS측에 서울시 선대위의 박실(朴實)위원장과 김상우(金翔宇)대변인을 보내 항의했다.

신기남(辛基南)대변인은 “토론회에서 보여준 최후보의 행태는 야비하고 치졸하기 그지없다”며 “토론회와 관련해 방송사와 사전협의한 적이 없는데도 최후보는 마치 정부 여당이 압력을 가한 양 국민을 오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민회의는 최후보의 발언시간초과 등을 KBS측이 방치했다며 이를 시정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의 토론회 불참도 검토하기로 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TV토론회가 여당에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결론짓고 방송3사 합동토론회의 추가개최와 1차토론회의 재방영, 토론회 시간대조정 등을 요구하기로 했다.

김철(金哲)대변인은 “26일 토론회는 서울시정과 후보자질부분의 질문항목수가 18대 4로 편중되는 등 문제가 많았다”며 “우리는 진행방식에 사전합의한 적이 없으며 KBS의 일방적인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27일 오전 김덕룡(金德龍)부총재와 서청원(徐淸源)사무총장 등 항의단이 KBS와 MBC를 방문, 토론회의 공정성제고를 요청했다.

양당이 이처럼 TV토론회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유는 각기 상반된 선거전략때문.

한나라당은 TV토론회가 열세만회의 유일한 방법이라는 판단에서 국민회의후보에 대한 파상공세를 펼칠 기회를 더 많이 확보하겠다는 의도고 국민회의는 이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최영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