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은 독일 코메르츠방크로부터 3천5백억원의 자본을 유치했다고 27일 공식 발표했다. 이를 토대로 외환은행은 앞으로 금융구조조정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이른바 ‘선도은행’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합작내용과 전망〓코메르츠는 7월말 2억5천만달러어치의 외환은행 신주(7천만주)를 액면가 5천원에 매입키로 했다.
이로써 외환은행은 지난해말 현재 6.79%인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도 11%대로 높아지고 코메르츠의 신용도(무디스 등급 Aa1)에 힘입어 해외에서 돈을 빌리기도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밀약설(密約說)〓코메르츠가 이날 현재 주당 2천5백90원에 거래된 주식 7천만주를 주식시장에서 사들일 경우 드는 돈은 1천8백억원 남짓. 하랄드 폭트 코메르츠 한국사무소장은 “외환은행의 장기적인 전망이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전망이 좋다고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포기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설명. 금융계에서는 정부가 금융기관 구조조정 과정에서 외환은행을 이른바 ‘선도은행’이 돼 다른 은행을 인수하거나 계약을 이전받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코메르츠에 주었을 것이라고 관측한다.
증시에서는 심지어 외환은행과 국내 대형 모 은행의 합병을 전제조건으로 코메르츠가 투자했다는 소문까지 나돌 정도.
▼다른 은행들〓하나은행은 국제금융공사(IFC)로부터 보통주 2천만달러와 전환사채 3천만달러의 자본을 유치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보람은행은 5천만∼1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하는 협상이 거의 마무리돼 가는 상황. 대형은행으로는 국민은행이 구미의 대형 상업은행을 상대로 합작을 추진중이다.
〈이용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