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서는 부동산의 증권화가 필요합니다.”
일본의 오바타 다쿠야(小幡琢也) 등이 지은 ‘저당증권의 실제’란 책을 ‘부동산의 증권화’라는 제명으로 최근 번역출간(한국경제신문사 발행)한 문길섭(文吉燮·53)현대백화점 사외이사의 얘기.
부동산의 증권화란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금융용어인 자산담보부증권(ABS)의 발행을 뜻한다. 금융기관이 담보로 잡고 있는 부동산을 근거로 증권을 발행, 금융시장에서 유통시켜 현금화하는 것.
현재 국내 금융기관 및 기업 구조조정의 핵심은 부실자산을 정부가 매입, 금융기관과 기업의 몸집을 가볍게 만들어 주는데 있다. 그러나 정부가 부실자산을 매입하는 재원을 마련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부동산시장의 침체로 매입한 자산을 팔기도 어렵다. 이때 매입한 자산을 담보로 증권을 발행하면 추가로 부실자산을 매입할 돈을 마련할 수 있는 것.
문이사는 “이 책은 우리나라보다 앞서 부동산을 증권화할 수 있는 제도(저당증권법)를 도입한 일본의 사례를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며 “부록의 관련법 원문, 거래약관, 증권양식 등은 실무자들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저당증권제도를 속히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용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