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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섬 돔구장 백지화…시민세금만 1백억 날린셈

입력 | 1998-05-29 19:39:00


2002년 월드컵 주경기장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짓기로 하면서 당초 월드컵 구장으로 활용하려던 뚝섬 돔구장 건립계획이 완전 백지화됐다.

서울시는 29일 돔구장 건립업체인 ㈜LG돔과 ‘시유재산 매매계약 해제 합의각서’를 통해 구장 건설계획을 취소하고 LG에 팔았던 시유지 10만9천7백70㎡(3만3천평)를 돌려받기로 했다고 공식발표했다.

합의각서에 따르면 서울시는 LG에 계약금 99억5백30만원과 연리 5% 이상의 이자를 돌려주게 된다. LG는 10월까지 돔구장 부지내 현장 사무소를 철거하고 부지를 평탄하게 고른 뒤 시에 되돌려줄 예정.

양측은 계약해제로 생긴 손실금은 각자 부담하고 민사소송 등 이의제기를 하지 않기로 했다.

▼ 예산낭비 ▼

계약해제로 서울시가 입은 손실금은 구장 건립을 위해 철거했던 2홀짜리 골프장과 골프연습장의 영업손실금 34억원, 부대시설 복구비 70억원 등 모두 1백4억원이다.

이와 관련, ‘경기장 건립을 포기하겠다’는 LG의 입장은 계약 위반이므로 당연히 위약금을 받아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LG와의 합의를 거쳐 계약을 해제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손실금을 시가 부담하겠다는 입장. 결국 시민세금 1백억원만 아깝게 날린 셈이다.

서울시 강덕기(姜德基)시장직무대리는 “월드컵 조직위원회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법으로 손실금을 보상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가 월드컵 조직위원회(당시 유치위원회)로부터 문서상으로 돔구장을 월드컵 구장으로 활용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적이 없어 구상권 청구가 받아들여질지는 극히 불투명하다.

▼ 뚝섬개발 ▼

서울시는 뚝섬 부지를 원상태로 되돌려받으면 ‘뚝섬지구 개발 기본계획’을 부분적으로 수정하더라도 당초 계획대로 스포츠 문화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돔구장 부지는 공공시설용지로 바뀌지만 다목적 경기장을 생태공원 부지로 예정됐던 강변 도시고속도로변에 짓기로 했다. 서울시가 직접 건설하거나 민관 합작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빙상경기장은 공공시설용지 위쪽의 도산매센터 자리로 옮기며 뚝도정수장 오른쪽에는 환승주차장이 들어선다.

〈이진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