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출범이후 최고의 ‘빅딜’로 기록된 허재와 정인교 트레이드 전격합의 기자회견이 열린 29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회견이 열리기 전 기아엔터프라이즈 최상철단장이 허재에게 한마디를 던졌다. “정든 며느리 재가시키는 시어머니 기분이구나. 하여간 열심히 해라.”
허재는 “정들었던 팀을 떠나게 되니 착잡하지만 앞으로 운동과 생활 모두 착실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최단장과 허재가 기자회견 예정시간보다 40여분이나 일찍 도착, ‘미운 정 고운 정’을 확인한 반면 정인교와 나래블루버드 관계자들은 정각이 돼서야 회견장에 나타났다.
정인교는 트레이드 사실이 실감나지 않는 듯했다. 그가 구단으로부터 통보받은 것은 28일 늦은 오후. 정인교는 이날 오전까지도 서울 신촌에서 팬사인회를 갖는 등 자신의 트레이드 사실을 새카맣게 모르고 있었다.
구단직원들과 새벽 5시까지 통음하며 고민했다는 정인교는 “창단멤버로 농구인생의 가장 즐거운 시간을 보낸 나래를 떠나야 한다는 사실에 처음엔 충격받았지만 이제 기아에서 더 열심히 뛸 각오가 섰다”고 담담하게 털어놨다.
정보다는 성적과 이익이 우선인 프로세계. 두 선수 모두 각오처럼 새 보금자리에서 ‘아름다운 프로’로 거듭 태어나길 기대해 본다.
〈전 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