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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秘話 문민정부 56]석연치않은 이양호씨 구속

입력 | 1998-06-01 07:29:00


이양호(李養鎬)전국방부장관은 4월25일 사법연수원에서 큰딸을 출가시켰다. 그로서는 96년 10월 수뢰사건으로 구속됐다가 지난해 말 특사로 풀려난 뒤 첫 공개적인 나들이였다.

이전장관은 가까운 사람들에게만 결혼식을 알렸지만 식장은 전현직 군장성 등 5백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이전장관은 장관 재직시 육군 경전투헬기사업과 관련, 무기중개상 권병호(權炳浩)씨를 통해 대우중공업에서 1억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4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그가 뇌물을 받았다는 사실에 대해 군내에서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의 평소 인품과 구속 당시의 석연치 않았던 정황들 때문이다.

실제로 검찰은 물적증거를 찾는데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전장관의 변호인이었던 이희석(李熙碩)변호사는 “검찰의 기소가 주로 자백을 증거로 해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전장관이 검찰에 출두하기 이틀 전인 96년 10월23일 권영해(權寧海)안기부장의 특보였던 M소장이 서울 한남동 국방부장관 공관을 다녀갔다.

이전장관 측근의 설명.

“M소장은 권부장의 말이라면서 ‘지금 각하의 의지가 워낙 단호하니 일단 시인하면 몇달 뒤에 풀어주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장관은 ‘돈을 받은 적이 없는데 왜 내가 시인하느냐’면서 완강히 버텼습니다.”

이전장관은 결혼식이 끝난 뒤 “당시 검찰 분위기는 도저히 시인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돈을 받았다는 날의 알리바이 자료도 찾아두었다”며 “한미 범죄인인도조약의 발효로 권병호씨가 잡혀오면 재심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의 결백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