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일찍 결혼해 만 사십도 되기 전에 대학신입생 아들을 둔 주부입니다. 온갖 공을 기울여 기른 아이입니다. 아들이 미팅에서 만난 여자친구를 사귀는데 하고 다니는 번개머리며 까부는 태도가 너무 마음에 안 듭니다. 사귀지 말라고 이야기했더니 강하게 반발합니다. 숨막히는 간섭 좀 제발 그만두라나요. 결혼하겠다는 것도 아닌데 왜 난리냐구요. 이런 게 모두 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인 줄도 모르고…. 서운하기 짝이 없습니다.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요.
▼답
초봄 물이 오르는 나무처럼 청춘의 열정에 이끌리는 아들에게 여자친구가 마음에 안든다고 했으니 반발하는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대뜸 사귀지 말라고 한 것은 팽팽한 가야금 줄 끊듯 대화의 가능성을 없애버린 셈이지요.
이제 아들은 도움에서 벗어나 혼자 세상을 헤쳐나갈 준비를 할 나이예요. 여자친구와 사귀든지 헤어지든지 강요받지 않고 스스로 결정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아들의 마음으로 아들의 여자친구를 다시 한번 바라보면 어떨까요. 다른 건 보지말고 아들의 좋아하는 마음이 얼마나 큰지만 보면서요. 그렇게 되면 번개머리는 귀엽기 짝이 없고 눈을 깜빡거리는 건 그냥 애교만점으로 보이게 될 지도 모릅니다.
우애령(작가·카운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