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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25시]부끄러운 「프로」 SBS농구단 「실수」

입력 | 1998-06-02 19:29:00


첫번째 이야기.

나산플라망스의 3점 슈터 김상식이 최근 SBS스타즈에 현금트레이드됐다. 양 구단이 밝힌 트레이드 금액은 2억원.

그러자 삼성썬더스가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2억원은 터무니없는 가격이라는 주장.

전말은 이렇다. 삼성도 나산과 김상식의 트레이드 협상을 벌였다. 당초 삼성이 제시한 이적료는 3억원. 이를 외면하고 굳이 1억원이나 적은 SBS를 택했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당사자에게 확인한 결과 SBS의 이적료가 3억원 이상이었다고 실토했다. 그러나 정확한 금액은 끝내 밝힐 수 없다는 것. “왜 금액을 줄여서 발표했느냐”는 물음에 대한 핑계는 어려운 경제사정.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긴축을 외치는 마당에 엄청난 돈을 주고 선수를 트레이드한 것이 밝혀지면 잡음이 생길 수 있다는 것. 여기에 세금문제도 감안했다는 얘기다.

두번째 이야기.

SBS의 김동광 감독이 최근 삼성으로 옮겼다. 프로농구 출범후 감독의 첫 이동 케이스. 때문에 양 구단은 날짜를 정해 동시에 발표하기로 했는데 그날이 지난달 19일.

문제는 SBS가 약속을 어기고 하루전 일방적으로 발표해버린 점. 이바람에 삼성도 부랴부랴 발표했고 따라서 스케줄은 엉망이 되어 버렸다.

왜 그랬을까. 농구인들은 “김감독의 이동 파장을 줄이기 위한 의도”라고 풀이했다. 총감독으로 일선에서 물러나있던 김감독은 SBS측과는 껄끄러운 입장. 그런 김감독이 삼성으로 옮긴다는 것은 빅뉴스. 그러나 SBS는 이 뉴스가 크게 취급되기를 결코 바라지 않았으리라는 것이 농구인들의 분석.

공교롭게도 SBS가 잡은 날은 박세리가 미국 LPGA골프에서 처음 우승한 날. 때문에 김감독의 이동소식은 박세리의 뉴스에 가려 보이지도 않았다.

SBS구단 관계자는 ‘실수’라고 변명했다는 후문. 그러나 실수가 될 수 없음은 삼척동자라도 안다.

두가지 얘기 모두 한국프로농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 아닐까.

〈최화경기자〉 bb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