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룰 속에 공정한 경쟁과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도록 노력해왔다.”
청와대는 2일 ‘국난극복의 출발’이라는 제목의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취임 1백일 자체평가 자료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김대통령의 취임 1백일은 공교롭게도 지방선거일인 4일이다.
청와대는 개혁 속도가 느리고 김대통령의 리더십이 너무 유약하지 않으냐는 비판에 대해 “과정과 절차의 민주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이 들게 마련”이라고 해명했다. 그리고 “이제 개혁 청사진 마련을 끝내고 개혁 추진을 본격화할 단계”라고 밝혔다.
청와대가 꼽는 최대 업적은 외환위기 극복과 국가신인도 제고. 이 과정에서 과거 김대통령을 지원했던 많은 외국친구들이 큰 자산이 됐으며 특히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협상과정에서 미국친구들이 “김대통령의 실패는 곧 아시아 민주주의의 실패”라며 음양으로 IMF를 설득했다고 밝힌 대목이 눈길을 끈다.
그 결과 아직 안심할 수준은 아니지만 환율과 금리, 물가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등 경제가 전반적으로 안정세로 돌아섰다는 게 청와대의 진단.
청와대는 현재 진행중인 금융과 기업의 구조조정 및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와 실업대책에 대해서는 경과와 성과만을 소개하고 평가와 전망은 유보했다.
또 유연하고 확고한 대북관을 토대로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의 평화정착, 실리적 통상외교면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자평했다. 중앙정부조직 통폐합, 안기부의 획기적 개편 등 공공부문의 개혁도 업적으로 꼽았다.
그러나 논란이 끊이지 않은 공직인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자료는 최근 일각의 비판여론과 관련, “새로운 철학에 기초한 새로운 시대를 평가하는 데는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