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인상어라도 무조건 사람을 공격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상어의 공격을 받았다는 보고는 전세계적으로 1년에 1백회를 넘지 않는다. 일부 해양생물학자들은 “상어의 습격으로 죽는 사람의 수는 개에 물려 죽는 사람의 숫자와 차이가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면 상어는 어떤 상황에서 사람을 공격하는 걸까.
군산대 해양자원육성학과 최윤(崔允)교수는 “대부분의 상어는 인간에게 무관심하지만 자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거나 피 냄새를 풍기면 달려든다”고 설명한다.
우리나라에선 59년 이후 서해에서만 해녀와 잠수부 등 6명이 희생됐다.
조개를 채취하는 해녀가 습격받는 것은 조개를 때리는 소리를 내거나 비린내를 풍겨 상어를 자극하는 탓이다.
서해는 특히 바닷물이 맑지 않아 1∼2m 거리까지 접근한 상어를 발견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
충남도가 펴낸 상어 피해 예방책자는 △몸에 상처가 났을 때 바다에 들어가지 말 것 △불필요한 소음을 내지 말 것 △화려한 색의 잠수복이나 수영복을 입지 말 것 △주변 물고기의 행동이 수상하면 물에서 나올 것 △생리 중인 여성은 수영을 피할 것 등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보자기 등으로 몸집을 크게 하면 상어가 도망간다는 속설은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 자신보다 훨씬 큰 배나 물고기를 공격하는 사례가 종종 발견되기 때문이다.
상어를 만났을 때는 지레 겁먹고 요란스레 움직이지 말고 조심스럽게 바위 등에 달라붙어 가만히 있는 것이 좋다. 공격을 받았을 때는 작살 등으로 상어의 ‘아킬레스건’인 가슴지느러미 밑을 찌르거나 주변의 물건으로 콧대를 내리쳐야 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지난해 상어를 내쫓는 전기장치가 개발됐다. ‘샤크파드’라는 이 장치는 잠수부 주위 3.6∼6m 반경의 공간에 저전압 전기장을 형성시켜 상어를 퇴치한다. 미세한 전기신호 때문에 상어가 눈앞에 먹이를 두고도 그냥 달아나지만 잠수부에게는 아무런 해가 없다는 것.
〈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