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외로운 남녀는 낭만적인 시(詩)나 눈빛으로 짝을 찾을 필요가 없게 될지도 모른다. 필요한 사람을 찾아주는 ‘사랑의 호출기’(Lovegety)가 그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일본 에르폴그사가 2월부터 시판한 사랑의 호출기는 일본에서 벌써 40만개가 팔렸다.타원형으로 생겨 손 안에 쏙 들어가는 사랑의 호출기는 역시 이 호출기를 가진 이성이 가까이 다가오면 소리와 불빛으로 알려준다.
사랑의 호출기에 나타나는 신호가 맞으면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다.사랑의 호출기는 소지자의 취향에 따라 세 가지 기능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함께 가라오케에 갈 사람 찾기, 이야기를 나눌 사람 찾기, 그리고 그냥 짝을 찾기가 그것.
호출기에 녹색불이 켜지면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이 5m 이내에 있음을 뜻한다. 빨간불은 사랑의 호출기를 가진 이성이 근처에 있지만 서로 취향은 다르다는 뜻. 물론 얼른 자신의 취향을 수정할 수도 있다.
개당 2천9백80엔. 만만찮은 가격이지만 주문이 20만개나 밀려 있다. 에르폴그사는 생산라인을 증설했으며 제품을 곧 홍콩과 싱가포르에 수출할 계획이다.
모뎀을 생산하던 중소기업체 에르폴그는 사랑의 호출기 덕분에 올해 영업수익이 작년보다 7배나 늘어난 1천5백만달러에 이를 전망.
에르폴그는 8월에 취향 선택항목을 식사 술집 영화관람 등으로 다양화하고 이성을 찾는 반경도 1백m이내로 확대하는 신형 사랑의 호출기를 내놓을 예정이다.
그런데 사랑의 호출기에 녹색불은 들어왔지만 막상 상대방을 살펴보니 맙소사! 전혀 맘에 들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할까?
모른 척하고 지나쳐버리면 그만이다.
〈허승호기자〉tige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