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선 당시 김진영(金振永)전육참총장은 누구보다 군의 주목을 받았다. 각 정당이 치열한 영입교섭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회의는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단행한 군인사의 대표적 희생양이라는 인식에다 아직 군내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김전총장의 영입을 위해 애쓴 것으로 알려졌다.
군 정보소식통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대선을 전후해 김씨를 두세번 만났다”며 “김대통령은 그에게서 상당히 좋은 인상을 받았고 국방장관 기용까지 검토했다”고 말했다.
김전총장은 94년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 1년여 동안 다녀온 뒤 가급적 외부접촉을 피하고 있다. 언젠가는 요직에 기용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몸가짐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것이 주위사람들의 전언. 그는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 재판이 열릴 때면 빠짐없이 법정에 나타날 정도로 전씨에 대한 변함없는 충성심을 과시했다.
서완수(徐完秀)전기무사령관은 해임되던 날 서울 인사동에서 기무부대장들과 점심을 함께 했다.
“기무사가 사령관 갈리는 것도 미리 파악하지 못하고 언제부터 이렇게 됐지”라는 그의 말에 참석자들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는 전역 후 두문불출하고 지냈다.
기무사는 지난해 10월21일 부대 창설기념일을 맞아 전직사령관들을 초청, 파티를 열었다. 서전사령관은 불참했다. 이 자리에서 김재춘(金在春)전사령관은 김전대통령의 군인사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과거에는 사령관이 대통령과 독대하면서 직언도 하고 그랬습니다. 대통령이 나라와 군대를 이렇게 만들어 놔도 요즘에는 바른 말하는 사람이 없으니 걱정입니다.”
군수뇌부는 그의 발언이 외부로 새나갈까봐 전전긍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