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예산위원회가 추진중인 국립박물관과 미술관의 민간 위탁 경영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부당하다.
첫째 박물관과 미술관의 소장품들은 우리 민족의 지혜와 창의성 미의식등을 담고 있으며 문화와 역사를 말해주는 가장 소중한 국가 자산이자 재산이어서 어떠한 위험부담도 용납할 수 없다. 정부와 국가는 이 소중한 문화재들을 안전하게 보존 관리해 후손들에게 온전하게 물려줄 숭고한 책무를 지니고 있다.
둘째 박물관 소장품의 수집 보존 관리 연구 교육등은 전문적 지식과 투철한 사명감 없이는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 이런 일을 관장하는 전문 인력의 확보와 유지 또한 기업체운영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일이다.
셋째 박물관사업은 수익성이 너무 낮아서 국가의 지원 없이는 정상적 유지와 관리조차 어렵다.
넷째 보편적으로 우리의 문화인식수준이 높지않고 지방에서의 문화여건등이 불충분해 민간이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맡아서 정상적으로 꾸려간다는것은 현재 실정으로는 꿈같은 얘기다.
다섯째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사시 문화재의 조직적 보안관리가 절대적으로 요구되나 민간에 위탁할 경우 그것을 기대할 수 없다.
여섯째 외국에 유출된 우리문화재의 반환을 요청하기 어렵다. 국내 문화재 관리조차 예산절감을 구실로 민간에 떠넘기는 정부가 무슨 면목으로 타국 정부에 우리문화재의 반환을 요구할 수 있겠는가.
안휘준(서울대교수·고고미술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