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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클리닉]김원규/『나는 꼭 필요한 사람인가』

입력 | 1998-06-07 20:14:00


사장과 인사팀 고부장이 마주 앉았다.

“대전지점 임부장는 나가서 자기사업을 하겠다고 하고 영업3팀 원대리는 경쟁사에서 한 직급 올려준다고 그리로 가겠답니다. 모두 사직처리했습니다.”

“시원하게 됐군. 후임자를 복수 추천하게.”

“구내식당의 허경자아주머니가 사직서를 냈는데 사내석차가 8위이니까 사장님의 결재사항입니다.”

“그래? 큰일났군. 즉시 만나보겠네.”

이 회사는 사원석차 10위 이내만 사장이 사직서 처리여부를 결정하고 그 이하는 임원과 인사팀장이 전결로 처리한다.

허아주머니는 본사 건물 신축 당시 천막식당의 운영을 맡은 이후 12년 동안 결근 한번 없었다. 한식 일식 양식의 조리사자격을 모두 땄다. 휴가를 떠나면 구내식당은 텅 비어버린다.

“자네가 사표를 내면 누가 처리하게 돼 있지?”

사장이 농담섞인 질문을 던졌다.

“아직 제 자신이 하게 돼있습니다.”

고부장은 자리에 돌아와 생각했다.

“사표내면 사장이 극구 만류하는 사람이 하루빨리 되어야지.”

누구나 회사가 귀하게 대우해 주기를 바란다. 대우받는 순위는 회사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다.

김원규(퍼스널석세스아카데미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