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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우린 이렇게 뛴다]대우건설 「여성파워맨그룹」

입력 | 1998-06-07 20:14:00


여성의 섬세한 감각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잡는데 성공한 건설업계의 맹렬여성들이 있다. 대우건설 내 ‘여성파워맨그룹’. 아파트 설계와 인테리어, 소비자수요조사 부문의 전문가들이 모인 태스크포스다.

경기는 위축됐지만 분양가 자율화로 오히려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호기(好機)라고 장담하는 이들. 요즘 경기 안산시 고잔지구내 아파트단지를 구상하느라 바쁘다. 통상 일주일에 한번 회의를 갖지만 아이디어가 있는 팀원 누구나가 소집할 수 있는 수시회의가 부쩍 늘었다.

“수요분석 결과로는 공단지역 특성상 신세대 부부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어요. 컨셉은 젊은 취향에 맞는 아파트입니다.” “거실 색채를 기존의 따뜻한 색 대신 푸른 색 등 차가운 계통으로 해보면 어떨까요.” “내부 구조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형태도 시도해보죠.”

팀원 8명이 모이면 수다스럽다. 서로 아이디어를 관철하려고 언성을 높일 때도 있다.

지난해 수원 세류지구는 대표적 성공작. 분양도 잘됐고 입주를 마친 뒤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고객만족도가 높았다. 전철역 부근이라 서울로 출퇴근하는 젊은 맞벌이 부부를 겨냥한 형태. 설계담당 김선숙대리(25). “맞벌이 부부는 방보다는 거실이나 식당에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에 맞춰 과감히 식당과 거실을 남향으로, 방은 북향으로 배치한 게 성공요인이었던 것 같아요.”

94년 이 팀은 업계 처음으로 청정급수 소음차단시스템을 도입한 ‘그린홈 클린아파트’를 지어 성가를 높였다.

팀원들은 적어도 한달에 한번은 지방출장을 간다. 설계담당 김혜주씨(27). “설계를 위해 아파트 부지 주변에 높은 건물은 없는지 지세는 어떤지를 알아보는 ‘사이트서베이’가 필수사항”이라며 “일주일이나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 인테리어팀은 입주 때 현장을 찾아 인테리어 무료상담을 해준다.

팀장격인 정상진과장(36)은 “매년 20여개 프로젝트를 맡는다”며 “입주민들의 평가가 좋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윤양섭기자〉 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