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이희호(李姬鎬)여사 내외는 7일 새벽(이하 한국시간)미국 뉴욕에 도착,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과 면담한데 이어 국제인권연맹이 주는 인권상을 받았다.
그는 또 밤에는 수행원들을 소집, “우리가 미국에 온 가장 큰 목적은 투자유치를 위한 것”이라며 “8일 증권거래소 조찬연설 때 각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은 미국측 인사에게 한국의 경제개혁 조치를 상세히 설명하고 지금이 대한투자 적기임을 적극 홍보해야한다”며 모두의 홍보요원화를 역설했다.
박태영(朴泰榮)산업자원장관에게는 뉴욕에서 한국기업들이 주최하는 투자포럼을 통해 구체적인 상담이 이뤄지도록 할 것도 지시했다.
○…김대통령이 국제인권연맹의 ‘올해의 인권상’을 수상한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에는 미국의 인권관계자 3백여명이 참석, 성황.
그는 수상연설에서 “오늘의 영광은 기나긴 고난과 고통의 시간 속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향한 전진의 발걸음을 한시도 멈추지 않은 한국 국민 모두에게 돌아가야 할 영광“이라고 의미를 부여.
그는 이날 프롬프터를 사용해 영어로 연설했으며 연설이 끝나자 참석자 전원이 기립박수.
세계적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 퀀텀펀드 회장은 수상식 인사말에서 고난 속에서 모든 것을 버리며 결국 승리자가 된 김대통령의 삶을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하다”고 소개한뒤 “그의 경제회생 노력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그의 국정철학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
김대통령은 수상식 후 루빈 미 재무장관과 보스워스 주한미대사 등과 장시간 얘기를 나눠 눈길.
○…김대통령은 뉴욕 도착을 앞두고 기내 기자간담회를 갖고 “미국투자가들에게 한국의 새 정부가 집권 1백일만에 투자환경을 개선했음을 이해시키고 한국에 투자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할 것”이라며 비즈니스외교에 방미의 역점을 둘 것임을 설명.
그는 “미국의 협력을 얻기 위해 한국이 아시아에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병행실천해 나가는 모범이 되겠다는 의지를 전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정착과 대북관계도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부연.
이어 대통령이 돼서 미국을 방문하게 된 감회를 묻자 “50년만에 국민의 힘으로 여야정권 교체를 이뤄 미국과 어깨를 겨눠도 조금도 손색없는 민주국가가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답변.
그는 일정이 너무 빡빡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건강이 좋으니 다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
○…김대통령은 뉴욕 케네디국제공항에서 이홍구(李洪九)주미대사의 기상영접을 받고 이시영(李時榮)주유엔대사, 보스워스 주한미대사 등으로부터 환영인사를 받은 뒤 곧장 숙소로 출발.
주한미대사가 한국대통령이 워싱턴 방문을 위해 경유하는 뉴욕까지 출영한 것은 처음이라는 게 박지원(朴智元)청와대공보수석의 설명. 공항에는 과거와 달리 ‘동원된’교민들은 보이지 않고 3개 교민단체 대표들만 출영했으며 미국기자 30여명은 특별기까지 접근, 취재경쟁.
〈뉴욕〓임채청기자〉cc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