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개혁위원회는 최근 버스전용차로를 폐지 또는 대폭 축소키로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버스전용차로의 유용성이 입증된 이후 점차 이 제도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지금까지의 교통정책 기조와 상반된 것으로 이해하기 힘든 결정이다.
만약 이 제도가 폐지(축소)된다면 승용차 이용을 자제해 온 많은 사람들이 승용차를 이용하게 됨으로써 버스전용차로를 운용하기 이전보다 교통혼잡이 가중될 것이다. 그러면 버스이용자 뿐만 아니라 승용차 이용자도 결국 손실을 입게 된다.
물론 현재의 버스전용차로는 버스통행량이 1시간당 60대 이상인 편도 3차선 이상 도로를 대상으로 운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출퇴근 시간대가 아닌 경우 몇명 타지 않은 버스가 1개 차로를 점유하게 되어 도로효율이 저하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보다도 오히려 버스통행량이 1백50대 이상 3백대까지 되는데도 1개의 버스전용차로밖에 없거나 혹은 버스정류장에 버스전용차로 이외에 별도의 정차공간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버스통행량이 많은 도로에는 버스전용차로를 중앙에 설치하거나 버스정류장에 정차공간을 별도로 마련해주는 등의 조치가 선행되어 버스통행을 빠르게 해야 한다. 그런뒤 통행량이 많지않은 도로에 대해 출퇴근 시간 이외의 시간대에 버스전용차로를 폐지해야 할 것이다.
손의영(서울시립대교수 도시공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