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
초등학교 6학년인 딸아이가 연기자가 되겠다고 영화나 패션잡지만 봅니다. 연기자 팬클럽에 가입하고 시끄러운 록음악을 들으며 오두방정을 떠는데 어쩌지요.
▼ 답 ▼
예전에는 연예활동을 ‘딴따라’라며 경시했죠. 세상이 바뀌어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거머쥘 수 있는, 그래서 한번 해봄직한 직업으로 인식되고 있어요. 그러나 어릴 적부터 연기자가 되면 성장발달에 좋지 못한 영향이 더 많다고 봅니다. 우선 규칙적인 가정생활과 학교생활이 어렵죠. 복잡한 어른들의 세계에서 ‘연극’해야 하는 애늙은이 역할을 감수해야 하고요. 큰 돈을 만지게 되면 씀씀이가 헤퍼지죠.더구나 몇 번 무대에 섰다가 다시 나서지 못할 경우의 패배감은 심각하답니다.
연기자가 되는 것을 무조건 막지도 말고 어른이 되어 하라는 말도 하지 마세요. 잡지를 못 보게 한다든가 팬클럽에 가입하지 못 하게 하는 것도 능사는 아니죠.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법이거든요.
무대 뒤에 숨어있는 어려움을 솔직하게 지속적으로 말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연기자도 좋지만 관객의 보는 기쁨도 대단하다고 성심껏 말해주세요.
연기학원에 안가더라도 학교 특별활동을 통해 가능하다고 권유하시고요. 대학에서 이론과 실기를 배워야 폭넓은 연기자가 될 수 있다고 하세요.
아이에게 탁월한 ‘끼’가 보인다면요? 전문가와 상의하세요. 아이가 들떠서 고집부리는 거라면 고치려 애쓰지 말고 방관자가 되어 지켜보는 것도 좋지요.
이소희(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