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극심한 경기불황과 경제혼란은 필연적. 그러나 혼란의 심도(深度)와 지속기간은 위기를 겪은 나라마다 적잖은 차이가 있다.
대우경제연구소가 8일 멕시코 칠레 영국 스웨덴 핀란드 등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5개국의 당시 경제지표를 비교해본 결과, 위기극복 수단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과 함께 대대적인 금융산업 구조조정을 벌인 개도국의 경우 ‘극심한 불황→빠른 회복’을 보인 반면 대개 자체적으로 은행구조 조정작업을 벌인 유럽국가들은 불황의 골이 깊지 않았지만 회복에는 공통적으로 더 많은 시일이 걸렸다.
▼개도국〓82년과 94년 각각 위기를 경험한 칠레와 멕시코의 사례. 1년∼1년반 정도 극심한 불황을 겪은 뒤 빠른 회복을 보였다.
위기 이후 6∼9개월이 가장 고통스러웠던 시기. 10%대의 마이너스성장에 실업률도 7%를 넘었다. 물가도 위기 이후 1년간 환율폭등과 공공요금 인상으로 폭등. 경상수지는 수입이 크게 줄어든 데 힘입어 1년정도 큰 폭으로 개선되지만 과다한 외채이자 부담으로 흑자로 전환하지는 못했다.
▼선진국〓91년 위기를 겪은 스웨덴 핀란드와 76년 구제금융을 받은 영국. 은행구조조정이 진행된 3년여동안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실업률도 같은 기간동안 2,3배씩 상승. 그러나 환율의 지속적인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로 물가는 하향안정됐고 경상수지 적자도 지속적으로 개선됐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