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전 수많은 학생과 시민의 결집된 역량으로 군사독재정권의 ‘항복’을 받아낸 6월항쟁의 감격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당시 학생운동을 이끌며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전대협 1기의장 이인영(李仁榮·34)씨의 감회는 남다르다.
이씨는 “당시 민주화를 위해 학생운동에 헌신했던 주역들은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들었지만 그 날의 정신을 되새기며 각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씨 등 당시 1기 전대협에서 활동했던 30여명의 회원들은 지금도 정례적인 만남을 갖고 있으며 일부는 그 날의 감격을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호출번호도 0610을 사용한다.
“87년4월의 호헌조치에 이어 5월에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 은폐 조작사실이 폭로되면서 국민의 분노와 시대적 절박감이 절정에 달했습니다. 당시 학생운동은 이같은 국민의 갈망을 폭발시키는 결정적 원동력이었죠.”
이씨는 당시 밤새도록 등사기로 유인물을 만들고 시민들을 만나며 분출하는 민중의 힘을 확인했던 기억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이씨는 6월항쟁 정신이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면면히 이어져오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제는 민주주의의 형식보다는 내용에 내실을 기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6월항쟁의 숭고한 정신이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부문에 골고루 그 의의를 계승 발전시켜 나가도록 하는 것이 오늘날 우리세대에게 남겨진 역사적 사명이자 시대적 책임입니다. 몸은 비록 30대 중반이 됐지만 우리들의 마음은 영원히 6·10세대입니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