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등선진국은 일찌감치 구조조정과 실업문제에 직면하면서 고용조정의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유럽의 경우 직무공유(잡 셰어링) 방식이 대표적인 고용조정 수단으로 사용돼왔다. 모든 기업이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독일의 자동차업체 폴크스바겐사는 이를 도입해 크게 성공한 기업으로 유명하다.
이 회사 경영진은 93년에 적자액이 20억마르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자 해고를 통한 감원을 택하지 않고 이 제도를 94년1월부터 도입했다.
근무시간을 주당 5일간 36시간에서 주당 4일간 28.8시간으로 20% 줄였다. 그러면서 임금은 10% 삭감지급한 것.
회사측은 기본 임금 10% 삭감과 상여금 휴가비 등의 재조정을 통해 인건비를 20%(연간 16억마르크·약8천억원) 줄일 수 있었다.
노조측도 근로자 3만여명의 해고를 방지하고 고용안정을 꾀할 수 있었다.
반면 정리해고를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실시해 상당한 성과를 거둔 대표적 사례로는 미국의 세계적 에너지회사인 오릭스사가 꼽힌다.
이 회사는 감원의 계획단계부터 종업원들을 적극 참여시켰다. 여러 부서에서 선발된 종업원들에게 기업의 체질혁신이 불가피함을 설명하고 불필요한 업무를 이들 스스로 찾도록 했다.
이 작업의 결과 문서작업의 25%를 없애고 예산편성에 걸리는 시간도 7개월에서 6주로 단축했으며 1천5백여개의 불필요한 업무를 찾아냈다. 이에 따라 이들 업무를 담당한 중간관리자들이 정리해고됐다.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와 종업원 참여를 통해 정리해고가 이뤄졌기 때문에 감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인력 구조조정은 어떤 방법을 택했느냐보다는 조정과정에서 어떻게 접근하고 실행하느냐가 키포인트다.”(장성근·張成根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