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여성이 찾아왔다.
일과 가정 사이에서 겪는 어려움이 너무 크다는 하소연.
“직장의 회식에 참석했다가 늦을 때마다 남편과 한바탕 전쟁을 벌이곤 합니다. 직장생활이란 게 회사일만 잘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죠. 좋은 인간관계가 필수적인데 그런 건 일이 끝난 뒤 회식자리 같은 데서 이뤄지는 게 우리나라 특성 아닌가요? 그런데도 남편은 가정 가진 여자가 회식자리까지 꼬박꼬박 챙길 필요는 없다며 화를 냅니다. 참석하더라도 일차 이상은 안된다는 거예요. 우스운 것은 그런 사람일수록 부서 여직원이 그런 자리에 빠지면 당장 인간관계를 우습게 안다느니, 이래서 가정을 가진 여자는 안된다느니 한다는 거예요. 남자들의 이중적인 태도는 고쳐져야 마땅합니다.”
그녀는 남편에게 ‘나는 내 인생의 파트너를 원하지 보스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며 맞섰다가 더욱 펄펄 뛰는 남편 때문에 괴롭다고 털어놓았다.
맞벌이 부부의 갈등은 참 많기도 하다. 아이들 교육문제를 비롯해 집안일의 분배 등과 같은 실제적 갈등, 서로에 대한 숨은 질투심, 경쟁심에 이르기까지.
먼저 생활에서 오는 갈등을 최소화하려면 부부가 서로 합의해 행동수칙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 때 리스트는 가능한한 자세한 부분까지 기록하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상대방의 사회적 성장에 대한 배려. 이것은 흔히 아내의 몫인 것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남편도 아내의 성장에 관심을 갖고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물론 그 원천은 서로에 대한 사랑이다. 여기에 상대방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행동이 뒤따른다면 갈등은 훨씬 줄어들 것이다.
양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