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의 97∼98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시카고가 유타 재즈에 통산 최저득점(54점)의 수모를 안긴 비결은 무엇일까.
시카고의 스타 마이클 조던은 ‘도베르만 수비’의 개가라고 말했다. 도베르만은 독일산 맹견. 유타에 무려 26개의 턴오버를 강요한 수비의 비방을 개에서 착안했다는 얘기다.
이 수비의 요체는 유타 칼 말론과 존 스탁턴이 펼치는 픽 앤드 롤 플레이의 원천봉쇄. 픽 앤드 롤은 한 선수가 스크린으로 수비수를 따돌리고 다른 선수가 그 틈에 슛을 쏘는 것.
도베르만 수비는 의외로 단순하다. 공격수들이 스크린을 걸 수 없을 정도로 빨리 움직이는 것이 핵심이다. 문제는 선수들의 스피드. 시카고의 마이클 조던과 스코티 피펜, 론 하퍼 등은 스피드라면 내로라하는 선수들. 이들이 있었기에 도베르만 수비가 가능했다.
하퍼가 스탁턴을 묶고 수비천재 피펜이 데니스 로드맨을 도와 말론을 끊임없이 외곽으로 밀어낸 것.
시카고의 필 잭슨 감독은 어떻게 도베르만 수비를 완성했을까. 답은 간단하다. 바로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엉덩이를 걷어차버리겠다”는 엄포. 평소 점잖기로 정평이 난 잭슨 감독의 입에서 험한 말이 나오니 놀라서 빨리 뛸 수밖에….
〈최화경기자>bb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