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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화제]印,바스코 다가마에 찬사-비난 엇갈려

입력 | 1998-06-11 19:54:00


“바스코 다가마, 새로운 시대를 연 영웅인가 잔혹한 압제자인가.”

포르투갈의 탐험가 바스코 다가마가 인도항로를 개척한지 5백주년인 올해 포르투갈과 인도에서 그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포르투갈에서는 다가마에 대해 “동서를 연결하는 항로를 개척해 인류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한 유럽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웅”이라고 칭송하는 반면 인도에서는 “식민지 억압의 문을 연 최초의 압제자”라고 비난하고 있다.

바스코 다 가마(1460∼1524)는 1497년 7월 4척의 함대를 이끌고 리스본을 떠나 10개월후에 인도 남부의 무역중심지였던 캘리컷에 도착해 인도항로를 개척하는 대사업을 성취했다. 포르투갈은 그뒤 인도무역을 통해 스페인과 더불어 한때 유럽의 최강국으로 발돋움했다.

올해 포르투갈에서는 다가마의 업적을 기리는 갖가지 행사가 벌어지고 있다. 수도 리스본에서는 지난달 21일 다가마의 인도항로 발견 5백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대양, 미래를 위한 유산’이란 주제로 세계 박람회 ‘엑스포98’이 개막됐다. 또한 리스본에 새로 건립된 유럽에서 가장 긴 다리(17㎞)의 이름을 ‘바스코 다가마 다리’라고 명명했다.그러나 인도인들은 “다가마가 열어놓은 항로를 따라 약탈 살인 파괴의 비문명이 들어왔고 식민지시대를 여는 계기가 됐다”고 비난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