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씨는 15일 납치차량에서 탈출해 오전 경찰조사를 받고 구기동 자택으로 돌아온 뒤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두문불출했다. 그러나 김씨는 이날 오후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소식을 듣고 보낸 표양호비서관을 통해 “아버님과는 상관이 없는 사건”이라며 “빨리 범인이 잡혀 진상이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자신을 납치하려 한 오순열씨에 대해 “87년 대선 당시 만난 이후 두세번 정도 더 보았으나 자세한 기억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오씨가 얼마전 두세번 전화를 걸고 편지도 보내왔다”고 밝혔으나 편지 내용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김씨는 경찰관의 호위를 받고 돌아왔으며 이후 경찰관과 경비원들이 자택 입구에서 외부인들의 출입을 막았다.
그러나 김씨는 오후 4시경 소식을 듣고 김전대통령이 표비서관을 보내자 표씨와 함께 1시간여 동안 대화를 나눴다.
표비서관은 “현철씨가 갑자기 닥친 상황에 몹시 놀랐으며 목과 팔에 심한 타박상을 입었다”며 “사건 당시 전기충격기로 위협을 받았으며 납치 도중 옆자리에 앉은 사람을 밀치고 차에서 뛰어내렸다고 했다”고 말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