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납치됐다가 탈출한 김현철(金賢哲)씨는 경찰의 조사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하는 등 사건의 피해자라고 보기에는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현철씨는 사건 직후 최초 진술에서 납치도중 자신의 신분을 밝힌 사건의 주범 오순열(吳順烈)씨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철씨는 서울 서대문서장에게 한 2차 진술에서는 “오씨를 87년 대선 당시 만난 이후 두세번정도 더 보았으나 자세한 기억은 없다”며 처음과는 다른 얘기를 했다.
현철씨는 또 “이번 사건은 아버님과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주장은 범행 13시간만에 경찰에 잡힌 오씨와 오씨 부인의 얘기에 비추어 보면 신빙성이 흔들린다.
오씨는 “87년과 92년 대선 당시 손명순(孫命順)여사를 수행하는 등 경호원으로 상도동을 자주 드나들었다”며 “최근에는 현철씨에게 편지와 전화로 연락을 했으나 현철씨가 피해왔다”고 말했다.
오씨 부인은 87년 대선 당시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에서 찍은 오씨와 김전대통령의 사진을 공개함으로써 남편의 주장을 뒷받침해줬다.
현철씨는 지난해 “학생신분이어서 활동비는 필요없다”고 한 청문회에서의 증언을 “동문 기업인들로부터 활동비 명목으로 자금을 받았다”고 검찰에서 번복한 ‘전과’가 있다.
현철씨는 한때 국정에 개입하고 인사에 작용했던 과거때문에 스스로 원했건 안했건 관심의 대상인물이다. 그런 그가 말바꾸는 일이 잦다.
이현두(사회부)ru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