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전 참패 이후 오랫만에 기자회견을 한 차범근 감독의 말이 국내 축구팬들의 마음을 울적하게 한다.
차감독은 15일 기자회견을 갖고 21일의 네덜란드전에서는 실리 축구로 무장, 비기기 전략을 구사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네덜란드는 객관적인 전력상 한국보다 한 수 위다. 따라서 비기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차감독의 말을 들으며 일본 청소년선발팀 감독을 맡고 있는 브라질 출신의 축구평론가 세르지오 에치코가 떠오른 것은 왜일까.
그는 98프랑스월드컵 본선이 시작되기 전 일본대표팀 오카다 감독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에치코는 “1승1무1패를 목표로 한다는 오카다 감독의 생각은 잘못됐다”며 “남들이 비웃더라도 대표팀 감독이면 3전 전승을 목표로 한다고 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감독은 프랑스로 떠나기 전 중국과의 최종평가전이 끝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언론이 선수들의 기를 살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또 선수들에게도 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중요하다”며 정신무장을 강조했다.
“반드시 이기고 돌아오겠다”며 자신감에 넘쳤던 차감독. 그는 “멕시코전에서 화끈한 공격축구로 밀어붙이겠다”고 호언하던 그 자신감을 지금 모든 사람이 애타게 기대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