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기자의 눈’(12일자)에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영화 ‘여고괴담’이 교권을 비하하고 학교의 어두운 면만을 부각시켰다며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검토중이라는 것을 꼬집은 기사를 읽었다. 교총의 이러한 반응은 ‘여고괴담’ 내용의 시시비비를 떠나 한국영화의 발전을 가로막고 궁극적으로는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는 편협된 발상이다.
우리나라는 특정 단체에 조금이라도 불리한 영화가 있다싶으면 즉각 영화사에 압력을 넣는 경향이 있다. 가령 병원비리를 묘사한 영화를 만들면 병원협회에서 항의하고 군을 비하한 영화를 만들면 국방부에서 항의한다. 이런 풍토에서는 정상적인 예술활동이 있을 수 없다. 영화를 영화로만 봐주는 선진 문화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오승헌(전남 순천시 장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