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35㎝의 거인. 철갑을 두른 것처럼 강건한 몸과 균형잡힌 근육. 고대 그리스의 전쟁 영웅이 이런 모습이었을까.
군신(軍神)으로 불리는 아레스는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와 헤라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로 전쟁의 신이다. 전시작은 고대 그리스의 절정기에 활동했던 알카메네스의 작품.
아레스는 잔인하고 호전적인 성격과 천지를 진동하는 목소리로 다른 신들의 미움을 받지만 미의 여신인 아프로디테(로마 신화의 비너스)는 그를 사랑한다. 화가들이 아레스를 그릴 때 아프로디테를 곁에 두는 것도 이런 이유때문. 밀로의 비너스의 사라진 부분을 유추한 상상도에선 아레스가 비너스의 짝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손잡이만 남은 칼과 방패를 불끈 쥐고 있는 모습은 전투 직전의 분위기. 그러나 비스듬히 숙인 고개와 땅을 향한 시선에서 느껴지는 우수는 영웅의 고뇌일지도. 예술의 전당 미술관 02―580―1234.
〈허 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