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대학의 ‘학문적’ 경쟁력을 북돋우기 위해 도입키로 한 학부제가 사립대 일부교수 및 학생들의 반대에 직면해 있다. 일부 사학의 기초학문 교수들은 학부제가 되면 이른바 ‘비인기’학과의 경우 폐과 등으로 해당 교수자리가 없어질 공산이 크다는 이유로, 학생들은 학과내의 유대감이 떨어지고 학생서클이 약화되며, 대학 1학년 과정이 인기전공학과 선택을 위한 ‘고등학교 4학년과정’이 될 우려가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회와 한국대학교육연구소가 최근 한양대 등 전국 대학생 2천3백92명을 대상으로 학부제 도입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0.4%가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한별 고려대 총학생회부회장은 “학부제가 도입되면 인기전공학과에만 학생이 몰려 기초학문의 균형이 무너질 뿐만 아니라 인기전공학과 선택을 위한 과열경쟁으로 대학 1학년이 고교4학년으로 전락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3월 대통령령으로 각 대학이 자체적으로 학부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고등교육법시행령’을 마련, 99학년도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교육부는 학부제 도입이 전적으로 대학 자율에 맡겨진 것으로 강제사항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지만 도입 여부에 따라 재정지원에 차등을 둘 계획으로 있어 사실상 강력하게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학부제는 지금까지의 학과별 전형과는 달리 여러 학과를 통합한 학부단위로 전형을 실시해 2,3학년때 학과 대신 전공을 선택토록 하고 교수배정도 학부단위로 정하는 제도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부제는 학생들에게 전공선택과 교과과정의 폭을 넓힘으로써 대학교육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며 “학생들에게 구체적인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 오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진녕·이원홍기자〉jinn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