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한숨짓던 항공사들이 ‘위안거리’를 얻었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승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석을 들어보면 서글프다. 쓰러지는 한국 기업이라는 ‘이삭’을 줍기 위한 ‘벌처 승객’들이 북적댄다는 얘기다. ‘벌처’는 죽은 고기만 먹는 독수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미주노선 5월 탑승률은 4월보다 각각 4%와 10% 증가한 72%와 73%였다. 노스웨스트 유나이티드 델타 등 외국항공사들의 평균 탑승률은 4월보다 14% 증가한 73%로 급증세를 나타냈다. 22일 서울∼뉴욕 노선에 취항한 대한항공의 일부 항공기는 예약이 초과하고 100%에 가까운 탑승률을 기록했다.
항공 관계자들은 “미주노선 탑승률만 크게 상승한 것은 한미 양국을 오가는 비즈니스맨들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일부 항공사는 비즈니스맨들을 겨냥해 기내에 휴대용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자리를 새로 마련했다.
미주노선 탑승률이 8월까지 꾸준히 늘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 국내기업의 구조조정에다 국내부동산시장 완전개방을 앞두고 ‘벌처 승객’들이 본격적으로 몰려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위용기자〉jeviy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