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의 패배로 많은 국민이 좌절하고 실망했을 것이다.
우리 대표단의 문제는 게임을 리드하는 게임 메이커가 없고 현재 세계 축구의 흐름인 압박(Pressing)축구에 능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미드필더의 수가 적어 체력 소모가 심하고 공격과 수비의 중간이 무너져 있다는 것은 예선 때부터 지적돼온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본선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느낌이 든다. 더구나 대표단내 불화설까지 있었던 것은 선수들의 사기를 크게 저하시켰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마지막 한 게임을 앞두고 있는 지금 감독을 교체한다고 해서 성적이 갑자기 좋아지기는 어렵다. 잘못이 있더라도 차후에 근원적으로 문제를 분석하고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해야지 당장 잘잘못을 따진다는 것은 대표단의 팀워크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
한 사람을 키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차범근 감독이 한국축구에 기여한 바는 무시할 수 없다. 잘못된 부분이 있더라도 다같이 책임을 져야지 감독에게만 잘못을 돌려선 안된다.
조직 역시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각 팀에서 모여 서로 호흡을 맞추기도 어려운 선수들이 감독이 바뀐다고 갑자기 분위기가 일신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차감독은 몇년동안 이번 월드컵을 준비해왔다. 다소 불만스럽더라도 끝까지 믿고 맡김으로써 유종의 미를 거두게 했어야 했다.
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