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병원에서는 첫 아이를 제왕절개수술로 낳았으면 둘째 아이도 당연히 제왕절개로 낳으라고 권한다. 산모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포천중문의대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조주연교수는 이것이 ‘잘못된 상식’임을 알려준다.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았더라도 다음 아이를 자연분만하는데 별 문제가 없다. 서구에서는 70년대부터 자연분만을 유도해왔다.
특별한 이유없이 두번째도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으면 장기(臟器)가 유착(癒着)될 수 있어 산모에게 좋지 않다.”
제왕절개한 사람이 자연분만할 때 위험이 따르는 것은 사실. 우선 자궁 절개부위의 파열 위험. 자궁파열은 세계적으로 0.2∼0.5%, 태아의 목숨이 위험한 경우는 0.02∼0.05%. 그러나 자궁을 가로로 절개하면 파열 빈도가 크게 낮아진다는 것이 조교수의 설명.
그런데도 자연분만을 권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첫아이의 자연분만보다 위험할 뿐 아니라 시간과 노력이 더 들기 때문에 일단 의사들이 기피한다. 더우기 제왕절개한 산모의 자연분만과 일반자연분만의 의료보험수가가 같아서….” 결국 ‘병원내부사정’ 때문이란 얘기.
조교수는 이와 관련, 의사가 자연분만을 유도하도록 제왕절개한 산모의 자연분만 의료수가를 높여달라고 최근 정부에 건의했다. 02―3468―3118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