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박8일간 북한을 방문하고 23일 돌아온 정주영(鄭周永)현대명예회장 등 방북단 일행에는 유일한 외국인이 한 명 끼여있었다.
규슈(九州)국제대 국제상학부학부장 고바야시 게이지(小林慶二)교수. 81년부터 4년간 아사히신문 서울특파원을 지내 판문점 취재경험이 많은 남북한관계 전문가다.
두번째로 북한을 다녀온 그는 “이범석(李範奭)전외무장관이 적십자회담을 위해 북한을 다녀온 뒤 ‘통일로의 코스모스는 평양까지 길을 따라 피었는데 왜 사람의 왕래가 불가능하냐”고 통한의 심정을 토로한 적이 있다”며 “평화의 상징인 소와 함께 사람이 판문점을 통해 왕래한 것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방북실현의 원동력으로 애향심이 바닥에 깔린 정회장의 열정을 첫 손가락에 꼽았다.
“고향 발전을 위해 뭔가를 하면 남북한간 평화를 실현하는 길로 이어질 것이라는 정회장의 의지가 방북을 실현시킨 힘이다. 소를 동원해 육로를 택하도록 한 발상이 돋보인다. 북한측도 군부 등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
그는 방북단에 대한 북한의 태도는 매우 우호적이었다고 설명했다. 9월에 정회장을 다시 초대해 김정일총비서와 만나도록 하겠다는 약속이나 금강산관광개발을 현대측에 맡기겠다는 합의도 큰 성과라는 것.
그는 “북한이 사료공장과 발전소 건립 등을 요청해 이런 프로젝트가 금강산개발과 연계될 경우 다소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며 “그러나 올 가을 금강산 단풍구경은 실현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묘향산과 평양시내 지하철 등에 전보다 사람들이 더 많아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도쿄〓윤상삼특파원〉yoon33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