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와의 경기에서 무승부를 이룬 수훈갑 김병지(28·울산 현대)가
'98프랑스월드컵을 발판으로 세계적 골키퍼로 발돋움했다.
번뜩이는 순간 판단력과 고무줄같은 탄력, 공격적인 플레이로
페널티지역을 폭넓게 지배하는 등 꿈의 월드컵 무대에서 발군의
기량을 발휘, 세계적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소년의 집 시절 키가 163㎝에 불과, 운동을 포기하고 1년여동안
축구화를 벗었고 졸업후 실업팀의 스카우트 손길이 없이 직장팀에서
뛰었던 아픈 추억이 이제 꿈나무들의 귀감이 된 것이다.
이미 세계적 명문 클럽들은 김병지를 데려오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
김병지는 대표팀이 예선 E조에서 1무2패를 기록했지만 그의 진가만큼은
세계축구 팬들에게 확실히 각인시켰다.
특히 예선 마지막 벨기에전에서는 상대의 파상적인 공격을 선방,
무승부를 견인한 주역이 됐다.
프랑스의 스포츠전문지 ‘레키프’도 김의 활약을 높이 사 지난
23일 본선진출 32개국의 최우수선수가운데 김병지를 한국의 MVP로
꼽았다.
멕시코, 네덜란드전에서 27개의 상대 슈팅을 막아내 '97-'98시즌
스페인리그의 최우수 골키퍼인 자크 송고(카메룬)에 이어 골키퍼
부문 2위를 차지했다.
한국대표팀이 전반적인 난조를 면치 못한 가운데 김병지의 수훈은
전세계 스카우트들의 입맛을 자극하고 있다.
월드컵 본선무대에서 보여준 활약으로 한국골키퍼로서는 사상 첫
해외진출을 이룰 가능성이 높아진 것.
밀양초등학교때 육상 단거리 선수로 출발, 축구로 전향하자마자
골키퍼를 맡은 김병지의 꿈이 마침내 현실로 다가온 순간이다.
무엇보다 ‘꽁지’의 선전은 최근 결혼한 아내 김수연씨(25)에게
가장 큰 월드컵선물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