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일흔이 넘으셔서 고향을 꼭 가봐야 하는데 금강산 관광 예약을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어머니가 실향민이신데 금강산 관광의 여행가이드로 일할 수 없을까요.”
23일 금강산 유람선 관광 사업 계획을 발표하자 현대그룹 서울 계동 본사는 전국 각지에서 걸려오는 문의 전화에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다. 대다수 문의는 석달 남짓 남은 금강산 관광을 떠나기 위해 예약을 하려는 사람이거나 금강산 인근 지리에 밝은 실향민이 취업을 하기 위한 것.
현대 PR사업본부 안영민차장은 “수백여통의 전화를 받느라 정작 업무를 제대로 보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하면서도 “현대가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큰일을 하는데 보람을 느낀다”고 뿌듯해했다.
한 실향민은 전화를 통해 “생전에 고향땅을 밟아보지 못하고 눈을 감게 되는 줄 알았는데…”라며 말을 잇지못하고 울음을 그치지 못하기도 했다고.
여행사들도 벌써부터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다. 현대의 금강산 관광 사업이 본격화되면 결국 전국의 여행사들이 이 여행상품을 팔고 예약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 탓. 올들어 가뜩이나 불황에 시달린 여행사들은 벌써부터 ‘금강산 특수(特需)’를 노리고 현대측에 가맹점 가입을 타진해오고 있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