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은 5월에 실시된 인도핵실험을 사전에 포착하지 못해 엄청난 비난을 받아왔다. 수억달러를 들여 첩보위성 등 전자감시체제를 운영하면서 뭘했느냐는 지적이었다.
결정적인 것은 “휴민트(Humint〓Human Intelligence·대인정보)의 부족이었다”는 내부지적. 이에 자극받아 CIA는 사상 최대규모로 첩보원들을 보강하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는 27일 CIA가 인도핵실험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원인이 그동안 지나치게 첩보위성과 통신도청장비에만 의존, 대인(對人)정보를 무시한 데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냉전종식이후 감축해오던 해외공작국과 첩보원의 수를 대폭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CIA는 2005년까지 7년에 걸쳐 첩보능력을 보강한다는 장기전략을 세우고 뉴트 깅리치 하원의장을 비롯, 의회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내년까지 이에 소요되는 추가예산을 이미 확보했다. 이번에 충원되는 첩보원들은 첩보위성 등 전자정보체제로 얻을 수 없는 비밀을 획득하는 임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CIA의 정확한 충원규모나 예산은 비밀로 분류돼 있다. 그러나 올해 첩보원 충원규모는 가장 규모가 적었던 95년에 비해 5배에 달할 것이라고 신문은 전망했다.
냉전종식이후 갑자기 사회적 대우가 푸대접으로 바뀐데 반발,조기에 은퇴한 노련한 첩보원들의 손실은 CIA의 전력을 크게 약화시켰다는 지적이 높았다. 뉴욕타임스는 “최근들어 공작중인 첩보원들이 독일 프랑스 인도 등지의 주재국 대간첩 조직에 적발돼 외교문제를 야기한 것은 첩보기술의 기본조차 안돼 있는 CIA의 실상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