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의 노동력을 착취해 만든 축구공은 앞으로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모든 축구경기에는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
98프랑스월드컵이 한창인 요즘 FIFA가 느닷없이 ‘어린이 보호’를 외치고 나섰다.그동안 본의 아니게 어린이 노동력 착취를 방관했다는 손가락질 때문.
전세계 축구공 제조산업 규모는 약 10억달러. 이중 75%가 파키스탄에서 만들어지고 있는데 노동자의 대부분인 1만여명이 14세미만의 어린이라는 것. 하루 10시간이상 혹사당하는 이들이 받는 일당은 겨우 60센트.
또 주로 제삼세계에서 생산되는 FIFA 로고를 무단도용한 모조 축구공도 엄중 단속하기로 했다. 하지만 FIFA의 이같은 조치가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지는 미지수. 월드컵 공식축구공 메이커인 아디다스를 비롯해 나이키와 리복 등 세계적인 스포츠용품 메이커들이 모두 다국적기업이기 때문.
이미 제삼세계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갖춘 이들이 ‘싼 임금’의 유혹을 과연 떨쳐버릴 수 있을지….
〈안영식기자〉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