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법으로 무지(無知)의 고백을 이끌어내 “너 자신을 알라”고 일갈(一喝)했던 철학자 소크라테스. 결국 무지를 폭로당한 이들의 미움을 받아 독배(毒盃)를 앞에 두지만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그의 의연한 태도는 제자 플라톤의 책 ‘파이돈’에 자세히 나온다.
플라톤은 스승의 사상을 후대에 전하며 감각적 실체를 벗어난 영원불멸의 이데아를 추구했던 철학자.정치를 꿈꿨으나 스승의 죽음을 보고 인간 존재의 참뜻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두 사람의 얼굴은 어떻게 생겼을까.
동아일보 주최로 예술의 전당 미술관에서 전시중인 프랑스 국립박물관 조각전을 통해서 보면 대조적이다.
소크라테스는 튀어나온 눈, 불거진 광대뼈, 넓적한 코 등으로 서구인의 눈에 영락없이 추남. 그래도 그와 대화를 나눈 사람은 그 내면의 무엇에 매료됐다. 반면 플라톤 상은 준수한 용모로 각진 얼굴은 철학자 특유의 준엄함도 내비친다.
소크라테스 상은 기원전 3세기의 작품을 모작한 것으로 원작자는 미상. 플라톤 상은 기원전 4세기 아테네의 작가 실리아니온의 원작을 모작한 것이다. 02―580―1234
〈허 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