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은 우리 때와는 너무나 다릅니다. 물론 시대변화에 따라 교권도 바뀌어야 하겠지만요….”
29일 오후 동아일보 28일자 15면에 소개된 ‘초등생 담임교사 경질 집단요구’사건의 진원지인 서울 송파구 Y초등학교 6학년2반 교실.
진상을 조사하기 위해 나온 서울시 교원단체총연합회 오영세(吳英世)교권과장에게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담임 김모교사(57·여)의 자질을 문제삼았다.
“우리 선생님은 뇌물을 좋아해요. 성적이 좋은 아이들만 편애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심하게 때려요.”
한 학생은 “담임에게 뇌물을 준 사람을 알고 있다”고 노골적으로 교사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오과장이 김교사의 체벌정도를 물어보자 “교편으로 손바닥을 때렸다”는 대답외에는 특이한 것이 나오지 않았다. 촌지도 교육청 조사결과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교직경력 20년인 김교사는 평소 학생들에게 편안하게 대하지 못한 경우가 자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측은 24일 38명의 학생 가운데 28명의 서명으로 제출된 담임교체에 관한 건의문이 동일한 필체로 쓰여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이에 대해 “22일 오전 7시반 학교에 모여 건의문을 만들었으나 누가 대표로 썼는지는 모르겠다”면서 “선생님이 건의문 제출사실을 안 뒤에도 변화가 전혀 없어 실망했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는 “김교사가 성격적으로 다소 결함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개인주의가 극도로 발달한 요즘 학생들에게는 스승의 작은 실수나 잘못도 참을 수 없는 모양”이라고 개탄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던 옛말을 요즘 학생들에게 들려주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