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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秘話 문민정부62]軍인사비리 주역들 어떻게 됐나

입력 | 1998-06-30 07:27:00


군 인사비리사건 당시 일부 장교들은 ‘지탄의 대상이었던 장성들이 거꾸로 칼자루를 쥐고 휘두르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썩은 이빨은 두고 생이빨을 뽑는다”는 말도 나돌았다.

이 지적은 나중에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

93년4월 국방부장관으로 전군 긴급지휘관회의를 열면서 군 사정을 주도했던 권영해(權寧海)전안기부장. 그는 그해 7월과 12월 율곡비리와 포탄도입 사기사건 연루설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무사히 넘겼다.

그러나 그는 정권이 바뀐 뒤 안기부장 재직시 북풍공작을 주도한 사실이 밝혀져 결국 구속됐다.

권씨와 함께 긴급지휘관회의에 참석해 공군 비리 대책을 논의했던 김철우(金鐵宇)해군참모총장과 이양호(李養鎬)공군참모총장도 나중에 교도소 신세를 졌다. 김전총장은 율곡사업과 관련, 무기업체에서 3억원을 받은 혐의로 93년7월 구속됐다. 이전총장도 96년 무기중개상에게서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지만 본인은 억울하다며 재심청구를 준비중이다.

사건의 ‘주역’들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군 인사비리를 처음 폭로한 서모 예비역 대령은 최근 “그 일은 다 잊었다. 말하고 싶지 않다”며 접촉을 피했다. 그는 고혈압 후유증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호(金鍾浩)전해군참모총장과 조기엽(趙基燁)전해병대사령관은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은둔생활을 하고 있다고 군 관계자가 전했다.

정용후(鄭用厚)전공군참모총장의 측근은 “총장님은 당시 부정한 군 권력에 희생됐다”며 “사건 이후 화병이 도져 건강이 무척 안좋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최근까지 권영해전장관이 수시로 안부전화를 했지만 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