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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아래아한글 살리기 운동]경쟁력 잃으면 「퇴출」

입력 | 1998-06-30 20:01:00


많은사람들이 아래아한글은 국내소프트웨어의 자존심이라고 국민감정에 호소하면서 이를 살리기 위해 여러가지로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객관적이고 냉철한 시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글과 컴퓨터’가 그동안 정부와 국민의 보호 아래 국내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아래아한글을 포기한 이유는 불법복제보다는 오히려 방만한 경영과 기술적인 경쟁력 상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불법이 아니라면 누구든지 시장논리에 의해 한글과 컴퓨터사의 지분을 사고 지적 재산권을 매매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는 아래아한글이 조합형을 사용하기 때문에 모든 현대 한글과 고어 등을 표현할 수 있어 한글에 가장 적합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윈도98과 MS워드 등이 현대 한글 모두를 표현할 수 있는 유니코드(완성형)를 지원하게 되면 아래아한글은 특별히 고어를 필요로 하지 않는 대다수의 일반 사용자들에게서 점차 존재가치를 잃어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모금운동이나 정부지원으로 당장 MS가 투자하기로 한 돈을 아래아한글에 투자한다고 해도 경쟁력을 잃어가는 아래아한글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것은 컴퓨터에서 한글을 보다 더 완벽하게 처리할 수 있는 워드프로세서와 기존의 워드프로세서에 대한 호환성 보장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완벽한 호환성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다른 워드프로세서업체가 MS사와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 시장독점을 막아야 한다.

정준원(한국전산원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