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전세계는 월드컵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 국민 역시 예외가 아니다. 전기 소모량이 많아지고 월드컵 야식이 개발되고 기업이 월드컵 특수를 누리는 상황은 우리 국민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다. 하지만 16강 진출이 좌절된 지금 더이상 이전의 열기는 없다.
이제 냉정하게 우리가 그토록 집착하고 열광했던 ‘월드컵’의 진실한 모습을 살펴보자. 과연 월드컵은 ‘세계(WORLD)’라는 표현을 사용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가. 16강에 오른 팀의 면면을 볼때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를 제외하면 모두 유럽과 남미 국가다. ‘WORLD CUP’이라기 보다는 ‘EURO―AMERICA CUP’이라고 하는 것이 솔직한 표현이다.
또한 16강 진출국 중 유럽국가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선수의 절반이 아프리카나 남미 출신의 흑인으로 이뤄져 있다.
이런 현상은 흑인들이 체형적으로 피부 호흡 산소량이 다른 인종보다 많아 더운 날씨나 높은 지대에서도 잘 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결국 16강에 오르지 못하는 국가들은 월드컵 예선이나 본선 1회전의 미끼에 현혹돼 온 국민이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환란(換亂)으로 인해 우리 경제가 외부 힘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구조조정되고 있는 것처럼 체질이나 생리상 따라갈 수 없는 축구경기에 우리를 억지로 짜맞추고 16강이라는 몽상에 젖어 있지는 않았는지 되짚어 보아야 할 것이다.
이영일